"공원 내 출입금지 아닌데 반려견 놀이터 따로 조성 필요한가"vs"공생해야 한다"

세종시 중앙공원 2단계 사업 중 반려견 놀이터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논쟁이 일고 있다.

행복청과 LH는 2017년 3월 부터 오는 12월까지 세종 중앙공원 1단계 사업을 거쳐, 2020년 7월 착공해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있다.

행복청과 세종시, LH세종본부는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해 말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세종시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 `반려견 놀이터` 조성안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행복청 등은 반려견 놀이터를 도시휴양센터 인근에 3000㎡ 규모로 동물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에 등록 된 반려견 수는 4090마리로, 인구 100명당 1.2마리 꼴로 반려견을 기르고 있다. 등록 기준이 출생 3개월 이상 강아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려동물 인구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개 물림` 사고도 2017년 5건, 2018년 4건, 2019년 5월 현재 1건으로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반려견을 기르고 있지 않은 시민들과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시민들 사이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세종시민 지연지(39)씨도 "중앙공원 전체에 애견동반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독립된 공간을 또 조성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다수가 이용하는 공원에 일부 애견인들을 위한 반려견 놀이터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모(30)씨는 "외국 선진국에서는 공원 뿐 아니라 도로 휴게소에도 반려견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며 "강아지들을 위한 별도 공간이 주어지면 비애견인들이 우려하는 안전사고 등 문제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려견 놀이터 조성을 두고 시민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의 객관성을 의심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고운동에 거주하는 홍모 씨는 "오프라인에서 체감하는 반려동물 놀이터에 대한 의견은 반대가 훨씬 많다"며 "익명으로 진행되는 온라인투표라 반려견 카페 회원들이 찬성에 몰표를 던진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새롬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중앙공원 민간협의체 주최 `중앙공원 도입시설 논의의 장`에서도 논란은 계속됐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동물과 공존해야 한다는 의견과 안전과 소음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공원 민간협의체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시민의견을 종합해 오는 21일 행복청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11일에 열린 중앙공원 도입시설 논의의 장에 참석해 시민들의 의견이 어떤지 알아봤다"며 "오는 21일까지 종합의견을 전달받아 중앙공원 2단계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시는 지난해 8월 행복청·LH가 발표한 중앙공원 2단계 조성계획에 대해 한달간 홈페이지 `세종의뜻`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주관식 1차 투표의 질문은 `중앙공원 2단계 조성 관련해서 추가 또는 변경되었으면 하는 도입시설은?`으로 1828명이 참석했다.

2차 설문은 1차 설문에서 투표 참여자들이 제시한 각종 시설들에 대해 객관식으로 진행됐으며, 이중 반려견 놀이터는 1524표 중 279표(18.3%)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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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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