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다양한 행사가 많아 행사의 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행사에 참여해 친구, 친척 등 주변을 돌아보고 소중함을 일깨우는 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축제, 대학의 축제 등 축제의 달이기도 하다. 얼마 전 어린이 날 행사에 참석해 보니, 행사가 흥미롭고, 과학적이며, 창의적이고 교육적인 면이 우리 세대와는 사뭇 달랐다. 내년에도 어린이 날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버이 날 딸이 달아준 카네이션을 보고 기쁨도 잠시, 내가 달아드릴 부모님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니 후회의 강물이 가슴에 넘처 흐른다. 부모님 묘소에 찾아가 조화를 놓고 눈시울만 붉힐 뿐이다. `살아계실 때 잘 해`라는 말이 그 때는 메아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가슴에 한으로 남는다. 스승의 날이 있는 이번 주는 교육주간이다. 60이 넘은 나이에 찾아 뵐 수 있다는 은사님이 계시다는 게 행복하다. 80이 넘은 은사님을 찾아뵈니 교육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신다. 탈근대와 고도의 지식 정보화 시대의 사회변동을 겪으면서, 학교교육은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학교가 살아나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승을 향한 존경과 학교에 대한 신뢰와 학생에 대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교육가치의 부활과 교육의 르네상스가 다시 와야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활력 넘치는 학교를 만드는데 모두가 힘써야 한다. 이것만이 교육이 살길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계절의 여왕` 5월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얼마 전 어린이 날 일가족 4명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제는 오월의 타임 테이블을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부와 국가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주인이 있을 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주옥같은 언어의 조탁으로 5월을 찬양만 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어린이 날 노랫말처럼 `우리들 세상`이 오도록 장을 펼쳐야 한다. 5월에는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이 모여 있다. 패밀리(family·가족)의 어원이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아빠 엄마 사랑해요)`라는 유머가 기억난다. `우리는 부모한테 잘 배웠는데 자녀는 잘 못 가르친 지도 모른다. 우리는 선생님한테 잘 배웠는데 제자를 잘 못 가르친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아니 한다. 오월의 타임 테이블을 쳐다 보니 행사참여와 약속으로 한 달 내내 가득 차 있다. 내년의 타임 테이블을 바꾸어야겠다. 내년 오월에는 가족과 약속을 못 지킨 여행도 하고, 타오르는 가슴하나로 인생을 논하고 미래의 비전을 나누었던 친구도 만나야겠다. 벌써 내년 오월의 타임 테이블이 기대된다.
정해황(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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