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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대전의 이미지

2019-05-15기사 편집 2019-05-15 08: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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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전건축사협회에서는 해외 건축답사를 통해 회원들에게 동시대 또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건축물을 직접 체험케 하고 있다. 건축적 지식은 직접 경험함으로써 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정상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고 비용 투자도 많이 해야 하지만 시간과 비용대비 효과는 아주 좋다. 여행지와 답사대상 건축물을 고르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올라있는 무수히 많은 자료와 가지고 있는 식견을 통해 심도 있게 고민을 한다. 요즘은 대상 국가나 건물을 꼼꼼히 답사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사이트들이 많아서 사전에 정확하고 실수 없는 계획을 짤 수 있다. 인터넷의 힘을 빌어 볼만한 건축물을 찾아 나라와 도시를 하늘에서 또는 눈높이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도시의 특징과 분위기를 빠른 시간에 파악할 수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도시를 둘러싼 산과 바다, 강줄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엔 건축물들과 도로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라마다 자연환경과 그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건축물들에 의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나라나 도시의 자연환경과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누구나 잘 아는 것처럼 산이 많고, 산이 없는 분지의 강이 만나는 곳에 도시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도시 전체가 회색빛이고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엄청나게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도시 이미지는 이미 아파트로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다가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특징짓는 존재가 아파트가 되었는가. 아파트가 많은 것이 어떤 문제로 도시와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러 연구결과로 나와 있어 이 자리에서는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필자가 바라는 것은 이제 그만 지었으면 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꼴지인 나라에서 신도시는 여전히 개발 되고 구도심을 밀어붙여 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대한민국 전체가 아파트단지로 도배될 것만 같다. 각 도시만의 특징도 더 이상은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때 과연 대한민국에 관광을 오는 외국인이 있을까. 아마 아이돌 공연이나 음식 때문에 오는 사람 빼고는 거의 없지 않겠나 싶다. 비슷비슷한 공동주택만 가득 찬 나라에 관광을 올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관광에서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인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도시나 나라 분위기를 결코 따라올 수는 없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어마어마한 수의 국민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방문하는 나라의 도시들은 너무 이국적이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파트만 가득찬 대한민국은 결코 이국적 이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대전은 어떤가. 대전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튀김소보루가 된지 오래 이며, 아직도 '93대전엑스포'의 한빛탑과 꿈돌이, 엑스포다리가 대전의 상징으로 역할을 한다. 더 늦기 전에 대전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대전만의 특징과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인 것 같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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