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UAE 왕세제에 특별히 지원 요청... 정부 50여 차례 회의"

청와대는 리비아에서 피랍된 한국인 주모(62)씨가 315일만에 석방된 것과 관련, "UAE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UAE왕세제에게 특별히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지난 해 7월 리비아 수로관리 회사인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 명에게 납치된 주 씨가 한국시간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정부는 피랍사건 발생 직후 외교부·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범정부 합동 TF`를 구성해 리비아 정부는 물론 주요 우방과 공조해 인질 억류지역 위치 및 신변안전을 확인하면서 석방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 대통령에게 주씨 석방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UAE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안전하게 귀환하는 성과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병 확보과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아직 보안을 요구하므로 상세히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UAE 외교부가 리비아 군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석방을 끌어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협상 내용을 다 설명할 수 없는데, UAE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현금 지급은 안 했다고 한다"며 "UAE가 가진 그 지역에서의 영향력, 부족간 협력 관계 등을 동원해 협상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씨는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귀국 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피랍 석방 사건을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가 직접 발표한 배경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번 건은 작년 7월 6일 납치 순간부터 특히 문 대통령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계속 조기 석방을 추진해온 사항"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워낙 관심이 많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여러 나라와 협의했고, 모하메드 UAE 왕세제가 왔을 때도 특별히 요청했다"며 "이 과정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특별히 개인적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번 피랍 사건 해결을 위해 외교부 장관 특사 및 정부 대표단 파견, 한·리비아 총리 간 전화통화, 주요국 관계자들과의 수시 접촉, 50여 차례의 관계 부처 대책회의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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