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칼국수의 7000원 시대가 임박했고,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가운데 냉면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주요 외식 품목들이 줄줄이 상승한 반면, 가격이 유지되거나 하락한 품목은 찾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외식비는 전년 동월에 견줘 6개 품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삼계탕이 1만 1800원에서 1만 2600원으로 6.7%(800원) 상승한 것을 비롯 냉면과 자장면, 김치찌개백반 등이 인상됐다. 충남의 경우 칼국수 값이 1년 만에 10% 넘게 뛰면서 지난달 평균 6650원으로 치솟았다.

서민의 애환을 달래준 소주(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가 6% 넘게 오른 데 이어 칼국수마저 7000원 시대를 앞두면서 지갑이 얇은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칼국수에 소주 한 잔 곁들이기 부담스럽게 된 판이다. 돼지고기와 감자, 양파 등의 식자재 값도 품목에 따라 10% 넘게 껑충 뛴 현실이고 보면 외식은커녕 밥상 차리기도 힘들게 생겼다. 물가가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건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0%를 기록하고 있다니 서민 체감도와는 차이가 커도 너무 크다. 그렇지 않아도 휘발유 값과 택시요금이 오른 데 이어 버스요금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민생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삐 풀린 생활물가를 잡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통계 물가지수와 가계와의 간극이 대단히 크다는 점에서 민생 관리 차원에서라도 적극 나설 때다. 서민 고통은 말할 게 없으려니와 생활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면 기업의 투자와 생산에 여파를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거나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따위의 한가한 소리 대신 근본 원인부터 찾기 바란다. 서민음식 가격이 오른 배후엔 급격한 최저임금인상 같은 무리한 정책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생활물가를 방치하면 민심은 돌이키기 힘들게 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