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2018년 12월에 발간한 2018년 미술시장실태조사(2017년 기준)를 보면, 우리의 미술시장은 대략 5000억 원 정도의 거래액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갤러리를 통한 1차 시장은 2500억 원, 아트페어나 경매를 통한 2차 시장은 1500억 원, 공공영역이 나머지 1000억 원 정도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국내의 거래 규모는 시계미술시장 거래액인 72조에 비하면 한 없이 초라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얼마 전 경매에서 5000억 원에 팔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1점과 국내 전체 미술시장의 규모가 같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규모가 커지고 개인소득이 증가하면 미술 시장은 커지기 마련이다. 출판이나 음악, 영화, 게임 같은 문화콘텐츠 시장은 최근 주목할 만한 성장이 이어졌고, 이러한 성장은 국내 소비재 제품의 수출과 수익 창출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는 다시 문화 시장으로 순환된다. 그런데 문화 시장의 당당한 한 축이라는 미술시장은 그 증가속도가 꽤나 느린 것 같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회와 개인에 대한 고찰을 통해 긴 시간을 두고 반응하는 동시대 미술의 특성이 반영되다보니, 새로운 소비층의 확산이 지지부진한 것 같다. 또한 미술품의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뉴스에서 간혹 보이는 스캔들에 미술품이 매개체로 등장하는 경우가 꽤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품은 동시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요하기에, 미술품에 대한 인식이 재고되고, 새로운 소비층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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