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을 2.6%에서 2.4%로 하향 전망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에서도 같은 예상치를 내놓았다. 어제 KDI(한국개발연구원)는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내다 본 2.6%에서 0.2% 포인트 내린 2.4%로 하향조정했다. 근거로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 위축을 들었다. 2.4% 성장한다면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어려움을 겪던 2012년(2.3%) 이래 가장 낮게 된다.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음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최근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 침체가 가파른 속도로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냈다. 김 원장은 현재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최근 흐름과 지난 5년간의 흐름을 비교한 뒤 외환위기 때와 같은 경제위기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한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현재까지 집계된 OECD 22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한국의 거시경제는 탄탄", "거시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라고 되풀이하는 건 안이한 인식이 아닌 지 묻게 한다. 구제금융 사태를 코 앞에 두고도 "펀더멘탈은 튼튼하다"고 낙관론을 펴던 것과 판박이다. 현실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적절한 대응 전략이 나올 리 없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재정 집행을 돌파구로 삼고 있지만 그 정도로 약발이 들을 지 의문이다.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현실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는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내수 경기를 부양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제라도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유연화 등으로 경제체질을 바꿔야 혁신성장으로 이어져 경제에 활력이 돈다.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정책 궤도를 전면수정하고 비상한 각오로 위기에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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