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책꽃이]어느날 우리는 외

△어느날 우리는(안승준·홍나리 그림)=어느 날의 산책길에서 우연히 시작된 인연들처럼, 표지를 넘기면 길고양이 한 마리와 길을 걷는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누구나 그렇게 관계를 맺고, 때로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 주며 살아간다. 어느 날, 벤치 아래에서 비를 피하던 고양이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여자는 고양이가 남긴 몸의 가죽을 정갈하게 수습하고 나무 아래에 묻으며 조용히 애도한다. 죽음, 헤어짐, 이별. 목전에 닥치기 전까지는 화제에 올리고 싶지 않은 단어들이고 그렇기에 더 불안하게 다가오는 주제들. 하지만 이 그림책이 죽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굉장히 솔직하고 신선해서, 갑자기 멘톨 향을 맡은 것처럼 묵직한 감정이 훅 가신다. 사계절·104쪽·1만 4000원

△에디슨-바닷속으로 사라진 생쥐의 보물(토르벤 쿨만 글·그림·윤혜정 옮김)= 바닷속으로 사라진 생쥐의 보물을 찾아나선 두 생쥐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전 옛날, 덜컹거리는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생쥐가 있었다. 그리고 지구 생명체 중 제일 먼저 달에 발을 디딘 생쥐도 있었다. 이번에는 두 생쥐가 바닷속으로 사라진 보물을 찾기 위해 대서양 깊은 곳으로 위험천만한 여행을 떠난다. 두 편의 시리즈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토르벤 쿨만의 세 번째 모험 이야기로, 이번에는 하늘이 아닌 바닷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연상시키는 수준 높은 그림으로 출간 즉시 전 세계 독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책과콩나무·112쪽·1만 5000원

△우주로 간 멍멍이(빅스 사우스게이트 글·아이리스 뎁 그림·김혜진 옮김)= 2019년은 인류가 달에 착륙한지 50년이 되는 해다. 이 우주 역사의 놀라운 쾌거는 사람보다 먼저 우주로 갔던 수많은 동물들 덕분에 가능했지요. 초파리, 원숭이, 쥐, 곤충, 토끼, 식물, 고양이 등 우주 발전의 영광을 돌려야 할 많은 동물들이다. 최초로 우주에 갔지만 돌아오지 못한 개, 라이카. 인류의 우주 발전에 잊혀서는 안 될 이름이다. 그리고 여기, 우주여행을 시도했던 또 다른 개 두 마리가 있다. 러시아의 뒷골목을 떠돌던 벨카와 스트렐카. 이 두 마리의 개는 러시아 과학자, 올레크의 눈에 띄어 우주 기지로 가게 되고, 수많은 검사와 훈련을 거듭한다.우주 발전을 위해 희생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저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15호 우주 비행사인 알 워든 대령의 대리인으로 러시아의 우주 개발 성과에 대해 연구하고 집필하고 있다. 특히 소비에트 연방의 우주 비행사였던 유리 가가린에 대한 전문가다. 그레이트·88쪽·1만 2000원

△큰 토끼 작은 토끼(이올림 지음)= 새로 생긴 당근가게를 앞에 두고 호기심 많은 작은 토끼와 겁 많은 큰 토끼가 실랑이를 벌인다. 당근가게까지 가는 길이 두렵기만 한 큰 토끼는 단짝친구 작은 토끼를 믿고 `진짜 용기`에 대해 깨닫는다. 작가는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세고, 훨씬 크다"는 진리를 되새김질한다. 막연한 두려움에 주저되는 일이라도 막상 용기를 내 시도해보면 생각보다 별 거 아닐 때가 있다. 큰 토끼가 눈에 힘을 주고 똑바로 쳐다보니 사나운 동물들이 슬금슬금 도망간 것처럼. 앞을 가로막은 강물이 생각보다 깊지 않은 것처럼. 작가는 네가 믿는 것보다 더 용감하고 보이는 것보다 더 강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똑똑하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한울림어린이·40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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