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영향력 미미" 의미 축소 속 계파갈등 촉발 등 신경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 [연합뉴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만간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 의원의 행보가 한국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당내 대표적인 친박계로 수도권(경기 의정부을)의 4선 중진인 그가 탈당을 결행하면 동조세력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사지만 이를 계기로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잠복됐던 계파간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상황에서 그 첫 번째 대상이 친박계 의원들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공천을 둘러싼 대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홍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역에서 열린 대한애국당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 동지들이 대통령 박근혜와 함께 청와대에 입성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여러분과 함께 앞장서서 그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언제쯤 탈당하면 좋을까 물어보는 사람이 급증해 번호표를 줘야 할 정도"라며 "때가 늦으면 번호표도 안 준다. 빨리 결단하자고 한다"고도 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그동안 태극기집회 등을 통해 꾸준하게 한국당 탈당을 공언해왔다. 그러면서 자신의 탈당에 동조해 한국당을 뛰쳐나올 의원들이 40-50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일단 한국당을 나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함께 힘을 모아 친박신당을 만들 구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 발은 현역 2명에 불과한 미니 신당이지만 내년 총선 공천 시점이 다가와 한국당 내 친박계의 원심력이 작동하면 신당의 몸집도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홍 의원의 행동이 자신의 정치적 활로 모색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모양새다. 홍 의원이 이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지역구 당협위장직을 박탈당한 데다 사학재단 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도 받고 있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이 한국당 계파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2016년 20대 총선 후유증이 박근혜 전 탄핵사태의 뿌리라고 정면으로 친박계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친박계와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이 부쩍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도 혹여나 계파갈등을 촉발하지 않을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황교안 대표와 강성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이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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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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