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살고 있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있다.

"튀김 소보로 맛있어?"

이들이 관광, 문화적 기반이 취약한 대전에 던진 한마디는 뼈가 아플 정도로 현실적이다.

대전의 진가를 몰라주는 것은 방문의 해를 맞은 대전 지역민도 마찬가지다.

`노잼(재미가 없는) 도시`라며 시큰둥한 단어로 대전을 정의하는 모습에는 낮은 문화적 자존감이 드러나 어쩐지 서글프다.

냉정히 말해 대전시는 막혔던 댐이 무너지듯 무방비로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았다. 오는 2022년까지 연간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큰 포부에 걸맞은 준비는 하지 못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앞으로의 3년을 전환점으로 만들 기발한 마스터플랜은 보이지 않는다.

대전 방문의 해 대표 행사로 내세운 `토토즐 페스티벌`은 먹고 마시는 축제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시는 대전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형식적인 사업목표로 포장했지만, 외부 방문객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내놓은 `대전 도시마케팅 중장기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는 과거에 나왔던 아이디어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대전과 함께 방문의 해를 맞은 순천시는 방문의 해 연간 방문객 10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현재 300만 명을 넘어섰다.

기자에게 관련 사업과 성과를 설명하는 순천 방문의 해 관련 업무 전담 공무원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 나왔다. 자연과 생태라는 자체 특색에 역사와 이야기를 덧댄 콘텐츠를 미리 준비한 덕분이다. 최근에는 방문의 해를 맞기 전부터 준비한 `순천에 뿌리내린 사람들`이라는 사례집을 발간했다.

대전도 알고 보면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대전처럼 대청호반길, 대동하늘공원 ,계족산 황톳길 등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없다. 대표 음식인 칼국수는 칼칼한 두부 두루치기 소스와 참기름에 비비고, 어죽에 말아먹는 재미가 있다.

대흥동, 소제동 등 원도심은 옛 감성이 그대로 남아있어 어쩐지 정이 가는 동시에, 모던한 가게들이 자리 잡아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을 입었다.

관광도시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대전 방문의 해는 그 자체로 이미 아름다운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도시 곳곳에 이야기를 입혀 "대전에 놀러 오라"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온 국민이 먼저 찾는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조수연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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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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