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사 절대 사표내지마"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의 인연이 화제다. 두 사람이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지만 윤 지검장이 여주지청장 시절 대검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자 사표를 내지 말고 견디라고 응원했던 사람이 바로 박 의원이기 때문이다.

대검은 지난 2013년 11월 `국정원 정치관여 및 대선개입 사건`을 지휘했던 특별수사팀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청구했다. 압수수색과 체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고누락 등 검찰 내규를 어겼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윤 특별수사팀장이 그해 10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수사에 외압이 있다`는 폭탄 발언으로 검찰 지휘부를 곤혹스럽게 했다는 `괘씸죄`에 걸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소식을 들은 박 의원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면서 "윤석열 형은 의로운 검사다.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니, 어떤 경우도 사표를 내서는 안 된다는 호소를 드린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이어 "사법연수원 동기이면서도 긴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한 형에게 검찰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불의에 굴하지 말라는 호소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밉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작년 (제가) 국회의원 됐다고 서초동 어디선가 (사법연수원) 동기모임을 했을 때도 불과 10여 분 아무 말 없이 술 한 잔만 하고 일어났던 형"이라며 "저는 그제서야 제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위험인자라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 그런 형에게 검찰이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다는 소식은 참으로 가소롭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검찰 지휘부를 꼬집기도 했다.

박범계 의원은 마지막으로 "형! 그래도 저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려한다. 아직도 정의로운 검사들이 이 땅에는 여전하고, 그들은 조용하지만 이 사태를 비분강개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사표를 내서는 안 된다. 범계 아우가 드리는 호소다"라고 당부했다.

윤 지검장과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지만 나이는 3살 차이다.

한편 박 의원은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17일 트위터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환영합니다. 사표를 만류했던 사람으로서 매우 기대가 큽니다"라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겠다는 후보자가 주권자인 국민에 충성하는 검찰조직으로 조직을 잘 이끌어 줄것으로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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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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