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야당 기초의회 의원들이 여당 의원보다 의정활동을 도드라지게 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대전 5개 자치구의회에서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야당 의원들의 활동을 뛰어넘지 못해 다수당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5개 자치구의회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민선 7기 1년 동안 발의한 안건(조례, 건의안, 구정질의, 5분 자유발언)을 살펴보니 민주당이 138건, 한국당이 124건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의정활동 전체 건수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좀 많았지만 의원 한 명당 평균 의정활동을 따지면 한국당이 더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평균 3.8건에 불과하고 한국당 의원들의 경우는 4.7건으로 나타나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대덕구의회에선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자당 의원들이 발의한 전체 38건 중 절반에 가까운 17건을 발의하기도 해 나머지 의원들이 무얼 했는지 지레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대전 기초의원 전체 63석 중 민주당 의원(36명)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개인 의정활동 면에서 야당 의원보다 뒤떨어진 점은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최근 충청권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오차범위 내 지지율 변화만 보더라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반응이다.

지역에선 기초의원들의 의정활동이 곧 자당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때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20% 포인트 넘게 벌어졌음에도 오차 범위로 좁혀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정치에 미세한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소속의 5개 구청장과 4개 구의회 의장이란 여당 텃밭에서 올린 야당 의원들의 성과를 별것 아닌 양 넘길 일은 아니다. 여당 단체장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걸 보면 바닥 민심이 총선 때까지 가지 말란 법은 없다. 여당 기초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활동을 마냥 바라만 볼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