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대전 서구의 한 염소요리 전문점에서 한 시민이 보양식으로 염소전골을 먹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대전 서구의 한 염소요리 전문점에서 한 시민이 보양식으로 염소전골을 먹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초복을 앞두고 여름철 보양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보신탕과 삼계탕으로 일관됐던 보양식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12시쯤. 대전 서구의 한 염소고기 전문점은 보양식으로 염소고기를 먹으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날 식당을 찾은 손님 최모(43)씨는 "예전에는 복날만 되면 보신탕을 먹으러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보양식으로 염소를 먹으러 다닌다"며 "개고기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다 보니 굳이 안 찾아먹게 됐다"고 말했다.

반려인구 1000만 시대를 맞으며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리게 되면서 개고기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2015년 80곳이었던 대전 시내 보신탕 집은 3년만인 2017년 60곳으로 줄어 25%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 시에 등록된 일반음식점은 1만 8987곳으로 보신탕 집 60곳은 전체 일반음식점의 0.31%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가축`의 정의에서 개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축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신탕집의 숫자는 더욱 줄 것으로 보인다.

보신탕에 대한 수요 감소는 개 식용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입장이 주된 이유다. 지난해 `한국리서치`에서 국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 식용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 및 그 이유` 조사에 따르면 개 식용에 대한 `찬성` 의견은 18.5%인 것에 비해 `반대`는 의견은 46%로 개 식용에 대한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시 관계자는 "보신탕 집을 없애달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신탕 집 수는 앞으로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고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따라 보양식으로 염소나 오리고기 등 대체요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염소고기는 국내에서는 약용으로 인식돼 일반적인 요리용 소비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보양식으로 인기다.

대전 서구에서 염소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6)씨는 "평소 하루 80-100만 원 정도 나오던 매출이 초복을 앞두고 2배 가량 올랐다"며 "염소요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복날 보양식으로 팩 갈비탕, 장어요리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다.

롯데마트 노은점에 따르면 7월 들어 삼계탕 등 상온제품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도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삼계탕, 장어, 전복죽 등 보양식 HMR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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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대전 서구의 한 염소요리 전문점에서 한 시민이 보양식으로 염소전골을 먹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초복을 하루 앞둔 11일 대전 서구의 한 염소요리 전문점에서 한 시민이 보양식으로 염소전골을 먹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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