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시행 따라 20-30대 직장인 비율 높아져

직장인들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운동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대전점 제공
직장인들이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운동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대전점 제공
직장인 신모(32)씨는 지난달 집 근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루짜리 요리 수업을 신청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요리학원을 따로 등록하기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신 씨는 "회사에서 해외출장 갈 때 한국요리를 해먹고 싶어서 요리를 배우러 왔다"며 "여성 수강생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수강생 성별도 다양해서 편하다"고 말했다.

전업주부나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던 백화점 문화센터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하는 트렌드와 함께 주 52시간제가 정착하면서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문화센터를 줄인 `문센`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을 정도다. 정시퇴근 후 남은 저녁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싶은 직장인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문화센터는 여름학기 강좌에서 직장인 퇴근시간 이후 열리는 저녁강좌로 운동·악기·공예·요리 등 20여 개의 워라밸 테마 강좌를 열어 200명의 수강생을 모집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슬림 바디라인 필라테스`, `다이어트 줌바댄스`, `혼밥족을 위한 간편식` 순이다.

롯데마트 노은점 문화센터에서도 워라밸 강좌 30여 개에 200명의 수강생이 참여하는 등 성황이다. 특히 소도구 활용 필라테스, 요가, 다이어트 줌바댄스 등 운동 강좌가 남성 회원들에게 인기다.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은 정기적으로 출석하기 힘든 직장인들을 겨냥해 `원데이 클래스`를 신설했다. 쿠킹클래스, 셀프여름인테리어, 텀블러만들기, 캔들만들기 등 하나뿐인 소장품을 직접 만들거나 실생활에 유용한 수업이 인기다. 1회 5000원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공방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실력 있는 강사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부담이 적다.

특히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들을 위한 `SNPE 바른 자세 척추운동`은 강좌개설 동시에 마감됐다. 세이백화점은 이번 여름학기부터 지친 마음을 달래는 워라밸 테마로 색연필 일러스트와 프랑스 자수 수업을 신설했다.

문화센터의 인기에 힘입어 백화점도 고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문화센터 강좌 수강생들이 수업 전후로 백화점을 둘러보거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올해 롯데백백화점 대전점 문화센터 수강생의 백화점 구매율은 60%에 달한다.

갤러리아 타임월드백화점 문화센터 관계자는 "20-30대 수강생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몸을 쓰는 강좌가 인기"라며 "이번 여름학기 문화센터 시간표만 봐도 주 52시간 근무제와 워라밸이 점점 정착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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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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