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실태 점검] ①서산대산석유화학단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사진=서산시 제공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사진=서산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서산대산석유화학단지 ②지역에 미친 영향 ③지역자원시설세

울산·여수에 이어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인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1980대 중·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서산시 대산읍 독곶·대죽리 일원의 갯벌을 매립, 터를 잡았다. 공장 가동 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매년 수십조의 매출, 수 조 원에 이르는 국·지방세를 내면서 양적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국가공단이 아닌 개별공단이라는 이유로 국가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벤젠, 페놀, 유증기 유출 등 화학사고가 잇따르면서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위험성과 환경문제가 회자되며,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묻는 요구가 거세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실태와 지역에 미친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대죽리 일원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1561만㎡ 규모다. 1980년 중·후반부터 10여 년에 걸쳐 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이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전형적인 임해공단이다.

일자리 창출과 세수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화두로 내걸고 들어온 기업들에 대해 당시 지역민들은 화학공장 여부를 떠나 단지 대기업이 들어온다는 데 환영했다.

그러나 공장 가동 후 매연·소음·악취 등 환경오염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지역민들은 생존을 위한 기업들과의 마찰은 불가피했다.

기업들의 이름이 바뀌는 과정을 거치며 현재 대산석유화학단지는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KCC 등 일명 대산5사를 중심으로 70여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다. 종업원수만 1만 5000여명에 달한다. 국가 재정 기여는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1%를 웃돈다.

서산시에 따르면 대산5사가 2018년 낸 국세는 5조 1974억 원, 도·시세인 지방세는 841억 원이다. 범위를 넓혀 최근 5년(2014-2018년) 사이 대산5사가 낸 국세는 23조 2882억 원, 지방세는 2243억 원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99대1이다.

문제는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다.

1·2대 석유화학단지인 울산·여수석유화학단지는 국가 정책에 따라 조성한 국가산업단지인 반면 대산석유화학단지는 기업들의 필요에 따라 조성한 개별산업단지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입주 당시 각 기업들이 토지매입부터 도로나 용수, 전기, 부두 등을 개별적으로 조성했다. 현재 이들 기업들은 많은 국세를 내고 있지만 기업활동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전무하고, 환경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지역민들과의 마찰을 푸는 것은 오롯이 기업들의 몫이다.

서산시도 얼마 되지 않은 시비로는 기업지원을 위한 인프라구축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산석유화학단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역민들과 기업들의 갈등이나 반목은 결국 정부의 방관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산시나 지역주민, 기업들이 대산석유화학단지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바라는 불만의 목소리는 궁극적으로 불합리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서산시 한 관계자는 "열악한 시 재정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해 주거나 석유화학단지 주변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뤄진 것이 없다"며 "대산지역의 대기환경이 심각하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공식력 있는 국·내외 기관을 통해 발표되고 있는 만큼 국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관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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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사진=서산시 제공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사진=서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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