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실태 점검] ②지역에 미친 영향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가동된 지 30여 년. 자동차와 함께 석유화학은 서산시가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간판산업이다. 전통적인 도농복합도시인 서산시가 산업도시로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데 석유화학이 중심에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면서 서산시 인구 증가를 통한 도심의 외연 확장에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석유화학 특성상 제기되는 환경문제는 늘 꼬리표로 남는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대산지역의 경우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전 세계 195개국 도시 상공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관측한 결과 인도의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잠나가르와 함께 이산화질소 오염이 세계에서 가장 급격하게 심해진 곳으로 2016년 발표했다. 또, 2017년 한미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 결과 대산석유화학단지 상공에서 25종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측정값이 높은 농도로 관측되기도 했다. 특히 발암 물질인 벤젠과 부타디엔은 고농도로 측정됐다. 서산시가 대산석유화학단지를 대기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고, 서산전역을 대기환경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는 이유다.

이처럼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의 대산석유화학단지의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수치 발표에다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17-2019년 6월 말 현재 대산석유화학단지와 관련된 화학·안전·화재·악취·교통 등의 사고는 2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지난해 충남연구원에서 발표한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사회적비용 및 대응방안`이란 연구 자료를 보면 사회적 비용이 1조 2626억 원으로 조사됐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3812억 원, 온실가스로 인한 사회적 비용 6700억 원, 교통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2114억 원 등이다.

이 같은 생활환경 불안요소가 늘어가면서 시민들의 행복지수도 시간이 갈수록 반비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산시가 동반성장과 관련 2017년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주민설문조사( 대산지역민 510명, 대산4사 종사자 208명, 서산시민 1700명)에서도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시각이 우세하다. 대산읍민들(94%)과 서산시민(74.4%)은 환경오염 중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했고, 대산읍민(48.1%)과 대산4사 종사자(42.5%) 모두 환경요인으로 거주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대산읍민(85.5%)과 서산시민(1700명 중 74%)은 동반성장의 하나로 건강검진센터 및 산재병원을 바라고 있다.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된 후 서산시 전체 인구의 부침은 있기는 하나 그래도 6월 말 현재 18만 명을 바라보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대산지역 인구는 1990년대 초 2만 5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19년 6월말 현재 1만 4000여명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는 나빠진 생활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산지역민들의 생각이다.

대산지역민들은 "대산읍 인구가 한때 2만 5000여명 이었는데, 이제 1만 5000여명 밑으로 줄었다. 기업이 들어오면 자연히 인구가 증가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대산읍민은 줄어들고 있다"며 "살 곳이 못 되기 때문에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정관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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