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구매·임대 가능 불구…일본 기기 고집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에 진열된 문구 가격표에 무궁화 그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에 진열된 문구 가격표에 무궁화 그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일본 관련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사무기기 대다수가 일본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쉬운 사후 서비스와 품질 경쟁력이 사무기기 구입 및 임대 사유지만, 대체 기기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대전지역 자치구 등에 따르면 모 구청 40여 개 부서에서 사용 중인 복사기와 프린터 등 사무기기의 70% 이상이 일본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니카 미놀타, 교세라, 캐논, 엡손 등 일본산 제품이 대다수다.

다른 자치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A구의 경우 한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3대의 사무기기 중 국산 제품을 단 한대도 찾아 볼 수 없다.

B구청의 대다수 부서 역시 민간 업체를 통해 일본 복사기와 프린터기를 대량으로 임대해 쓰고 있다.

C구는 청내 사용되는 복사기 27대 중 일본 제품이 19대에 달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국산 사무기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극소수에 그쳐 전 국민적인 `일본 제품 안사기`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사무기기를 구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무기기가 5000만 원 미만(수의계약)에 해당돼 공무원이 직접 기기를 골라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또 민간 업체에 월 사용료를 내는 방식으로 사무기기를 임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지자체가 일본 제품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 김모(34)씨는 "공무원들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무의식적으로 일본 제품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공공기관이 솔선수범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시민 정모(37)씨는 "관청이 국산 제조사 또는 지역 업체,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조달청 물품 구매 시 국산 중소기업 제품이 선택 목록에 있지만, 일본 제품을 써오던 관행 탓에 신경 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구 관계자는 "국산기기를 사용하는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며 "사무기기 임대 회사에 비 일본 제품으로의 교체 가능 여부를 문의하겠다"고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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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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