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있어 여름휴가는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다. 직장에서나마 잠시 떠나 스트레스를 풀고 지친 삶의 에너지를 다시 불어 넣을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휴가는 설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굳이 어디론가 떠나지 않아도 방콕(방에 콕 쳐 박혀 있다)이나 홈캉스를 즐긴다는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휴가라는 단어가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학생들에게 휴가라는 것이 있다면 이는 곧 방학을 의미할 것이다. 방학이라는 단어는 학생들에게 있어 설레는 단어 그 자체다. 학기가 끝나갈수록 방학이 하루라도 더 빨리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여름방학은 더위로 학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여름에 일정 기간 동안 학교 수업을 쉬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휴가 계획을 세우듯이 학생들도 방학이 되면 자신만의 계획표를 짠다. 학원가기, TV보기, 독서하기, 친구들하고 놀기부터 잠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등 흰 종이 위에 생활계획표를 세운다. 그러고는 매일 매일 계획표를 지킬 것이라고 속으로 다짐한다. 하지만 그 다짐은 며칠 가지 못하고 무너진다. 자신의 다짐을 담은 계획표는 방 한구석을 차지하는 종이로만 남는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 자는 시간, TV 시청 시간, 놀이시간 등만 점점 늘어간다.

방학은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기간이기도 하다. 수 십 년 전과 달리 요즘 시대에 방학숙제는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들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학기 중 실력이 부족했던 과목을 공부해 실력을 쌓기도 하고 읽지 못했던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 시간을 보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방학 내내 무작정 놀다가 개학 며칠을 앞두고 책가방을 열어본다. 노는데 정신이 팔린 탓에 혹시 내준 방학숙제를 깜빡 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노트를 이리저리 들춰본다. 만약 방학 숙제가 있어도 미루고 미루다 결국 방학 끝자락에 몰아치기를 한다.

학년별로 방학을 맞이하는 자세는 다를 것이다. 방학은 휴식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짧다면 짧는 기간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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