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들어올 때 쭈뼛 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뭐든 금액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매일 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면서 자주 보자`.

서울에 있는 한 파스타가게가 내건 안내문의 문구들이다. 이 안내문은 전국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나비효과 중심에 섰다.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카드인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를 안 받겠다`와 함께 시작된 이 파스타가게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문전성시다.

이 파스타가게의 주인을 혼내(?)주겠다면서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몰리고 있다.

주인 오모 대표는 결식아동들이 급식카드로 한 끼에 5000원 하는 식사 값이 너무 작다고 판단, 이들에게 그냥 밥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저 밥 다 먹고 나가면서 해 맑은 미소 한 번 지어주면 전부다.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20대에 서울에 올라와 배고픈 서러움을 느낀 터라 결식아동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들을 위한 무료 식사를 시작했다는 오 대표.

오 대표는 결식아동들 외에도 화재와 사건사고 등의 현장에서 고생이 많은 소방관들에게도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이 같은 오 대표의 선행이 SNS를 통해 전국에서 알려지면서 `사장님을 더 바쁘게 해서 혼내주겠다`며 손님들이 응원차 이 파스타가게를 찾고 있다.

나비효과는 전국으로 퍼졌다.

오 대표의 착한 가게에 동참하겠다는 식당과 가게 등이 전국적으로 수십 곳에 이르고 있다.

최근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오 대표에게 4장짜리 편지를 보내 선한 영향력에 경의를 표했다.

김 여사는 "오 대표님이 뿌린 씨앗들이 또, 누군가의 가슴에서 착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며 "`진짜란,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정의한 오 대표님이 세상에 내놓은 `진짜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선물이 되었다"고 격려했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는 말처럼 돈이 전부로 인식되는 요즘.

자신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갖은 방법으로 일반인들이 평생 벌기도 힘든 돈을 벌다가 문제가 되는 일부 연예인들의 세태에 아직도 셋방살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오 대표의 행동은 진짜다.

`눈치 보는 것 없이 밥 한 번 편하게 먹자`란 말이 그렇게 살갑게 다가올 수가 없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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