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주 정치권을 들여다 보니 답답하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오로지 비난과 갈등 만이 존재한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 동충주역 신설에 대한 논란은 이러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소속 조길형 충주시장은 공적인 자리에서 "동충주역 방해세력을 응징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지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애초 문제는 시민의 날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였지만 졸지에 `방해세력`으로 몰린 민주당 충주시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 시장은 느닷없이 "집권당 소속인 충북도와 민주당이 반대하면 동충주역 유치를 접겠다"고 책임을 떠 넘기는 듯한 발언으로 또 한번 폭발력을 과시했다. 이에 민주당 시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일방통행식 막무가내 추진을 하다가 성사 가능성이 점차 불투명해지니 이제 와서 남 탓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실제 동충주역 유치 추진과정에서 충주시와 충주시의회는 전혀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한다. 누가 뭐래도 충주시를 이끌어 가는 중심은 조 시장이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맞지 않더라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다. 대통령도 국가의 중대사가 있을 경우, 여야 원내대표 등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하면서 협조를 요청한다.

물론 민주당이 다수당인 충주시의회를 설득하기 만만치 않을 지 모르지만 시정 동반자로서 미리 공유하고 함께 할 방향을 정하는 노력이 분명히 선행되어야 했다. 충주시의회도 마찬가지다. 그간 집행부와 소통에 대한 어려움을 불만만 가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기다리기 보다는 나가서야 했다. 어찌 보면 집권당의 시의원으로서 시 발전을 위한 더 많은 기회가 주어 질 수도 있다.

이 모든 아쉬운 부분이 협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들 충주시민만 바라보고 정치를 한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싸움만 있고 협치가 없는 `정치실종`에 대해 염증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너희들이나 잘하세요`라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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