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일본 맥주 제외, 유니클로, 일본 음식점 등 썰렁

GS25편의점의 8월 `세계 맥주 할인 행사`에 일본 맥주가 제외 됐다. 사진=천재상 기자
GS25편의점의 8월 `세계 맥주 할인 행사`에 일본 맥주가 제외 됐다. 사진=천재상 기자
"일본 맥주가 너무 안 팔려서 발주도 안 했어요. 어제는 국산 맥주가 다 팔려서 매대에 채워 넣었는데, 일본 맥주는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4일 대전 서구의 한 GS25 편의점 직원 양 모(21)씨는 일본 맥주가 안 팔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구 유니클 매장 앞에서 만난 주부 안송이(32)씨 "일본 물건을 최대한 안 쓰려고 한다. 평소 즐겨 입던 유니클로도 이젠 입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불매운동 불길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본 맥주는 할인 행사에서 제외됐고, 유니클로는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덩달아 일식전문점 또한 매출이 급락하면서 업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날 대전 지역 편의점 CU·세븐일레븐·GS25를 각 2곳 씩 총 6곳 둘러보니, 지난 달만 아사히 등 일본 맥주 매출이 최대 90%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CU와 GS25는 기존 4캔에 1만 원씩 판매하던 `세계 맥주 할인행사`에서 이달부터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편의점 중에는 일본 맥주가 아예 매대에서 빠져 판매가 중단된 곳도 있었다. 일본 불매 운동에 따라 일본 맥주를 팔지도, 마시지도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세븐일레븐 점주는 "지금까지는 일본 맥주를 매대에 올려 두긴 했지만,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일본 맥주를 사려는 고객도 같이 온 지인이 못 사게 막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말인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엔 1·2층을 통 틀어 손님은 4명에 불과했다. 일부 고객은 매장으로 들어갔다가 5분만에 도로 나오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대대적으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고객들의 시선은 냉랭했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만난 장 모(43)씨는 "평소라면 친구를 기다리면서 매장을 둘러보기라도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주변 눈치도 보여 매장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매 운동은 일식전문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일본 브랜드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지만, 일본식 덮밥, 라멘 등을 파는 일식 식당 매출이 급락한 것이다. 주말 점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이지만 이날 둔산과 월평동의 일식전문점에는 직원만 식사를 하고 있거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일식전문점의 경우 출입문 앞에 `일본산 식재료를 쓰지 않는다`는 글을 붙여 놓기도 했다.

한 일식집 매장 직원은 "평소 주말 매출에 견줘 일 매출이 절반으로 하락했다"며 "불매 운동 취지는 알겠지만,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일식집에도 영향이 있어 억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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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입구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시민들은 매장 앞에 서 모여있을 뿐 매장으로 들어가거나 상품을 둘러보지 않았다. 사진=천재상 기자
4일 대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입구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시민들은 매장 앞에 서 모여있을 뿐 매장으로 들어가거나 상품을 둘러보지 않았다. 사진=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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