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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호날두 노쇼' 손해배상과 사기죄 성립여부

2019-08-13기사 편집 2019-08-12 18: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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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k리그 선발팀인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유벤투스팀과 계약을 맺고 이 친선경기를 주최했던 국내 주최사는 '호날두가 경기전 팬사인회를 하고, 경기에서 최소 45분을 뛴다'고 홍보했다. 이러한 내용은 티켓가격에도 반영돼 가장 비싼 티켓은 40만원에 이르렀으나 결국 경기 당일 팬사인회는 진행되지 않았으며, 호날두는 경기에 전혀 나오지 않아 이른바 '노쇼'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경기장을 방문했던 관객들은 이후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 호날두와 유벤투스 등은 사기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법률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과연 관객들이 티켓가격 의 환불 또는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노쇼 논란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있는 호날두, 유벤투스 등에게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것이다.

우선 본 친선경기의 국내 주최사는 '호날두의 45분 경기'를 홍보하면서 티켓을 판매했고, 이러한 내용은 당연히 관객들의 입장에서 티켓을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티켓 구매 계약에서의 중요 사항에 포함된다. 그러나 경기에서 호날두가 전혀 뛰지 않음으로서 관객과 티켓 판매업체 사이의 계약내용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채무의 불완전이행, 민법 제390조) 그에 따르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먼저 티켓값 전부를 반환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가 경기에 나온다는 것은 분명 계약의 중요부분이지만, 호날두를 제외한 수많은 유벤투스의 선수들이 출전해 친선경기는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티켓값의 일부 반환정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돼야 한다. 즉 주최사가 호날두의 경기 미출전 여부를 알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위자료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관객들이 스타 선수인 호날두의 경기를 기대하였음에도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경우도 그 구체적인 입증에 있어서 곤란한 면이 존재한다.

다음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자.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자'를 처벌하는 것이다(형법 제347조), 주최사가 '호날두의 45분 경기'를 홍보해 티켓을 판매하면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알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사기죄가 인정되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유벤투스가 호날두가 출전하지 못한다는 사전통보를 하지 않았고 호날두는 경기 당일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경기에 뛸 수 없었다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호날두 노쇼' 사건은 국내 축구팬들을 넘어 전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10년 FC 바르셀로나의 방한 당시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단 15분만 경기를 뛰어 논란이 된 적도 있었으며, 유벤투스는 아예 호날두를 출전조차 시키지 않았기에 해외구단들이 우리나라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결국 집단소송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번 친선경기를 둘러싼 분쟁에 관하여 소송을 통해 책임소재 및 손해배상액 등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이루어져 향후 같은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한 선례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주최사 측에서는 스타 선수의 출전 홍보로 티켓판매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경기당일 선수의 컨디션이나 기타 예측불가능한 사유로 해당 선수가 경기를 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사전에 관객들에게 충분히 고지할 의무가 있다. 주요 선수들의 불출전과 관련된 위약금, 경기 외 행사 등에 대해 논의해봐야할 것이다. 관객들 역시 스포츠경기에 있어 날씨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신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민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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