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를 누리던 미국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의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 2007년 이후 12년만이다. 미국에서 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역전되면 어김없이 경기침체나 금융위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리역전 현상에 대해 미국 금융계는 물론이고 경제계 전반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갈 경우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만큼 대책이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 1년 내 미국이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30-35%`라는 국제신용평가사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미국의 금리역전은 심상치 않은 국제 경제가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중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경제도 성장세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이 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제조업을 위축시킨 결과다. 유럽 경제의 주역인 독일도 올 2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분기보다 줄었다.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고 있음이다. 물론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도 1분기보다 낮아졌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안 좋으면 그 파장은 당연히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미 우리 경제가 수출과 제조업 등에서 빠르게 후퇴하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의 경제동향을 보면 올 2분기 수출·투자가 저조해 `부진` 진단이 내려졌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부진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개발도상국 지위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올 경제성장률 1%대 추락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