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정체성 확보 적기' 긍정 의견도

대전시의 브랜드 슬로건 교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일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찾아야 한다고 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 브랜드 슬로건인 `이츠 대전(It`s Daejeon)`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정미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는 19일 "애초 브랜드 슬로건이 없었다면 신규 공모를 하는 게 맞다"며 "그러나 15년 이상 사용한 도시 슬로건을 단순히 의미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교체를 단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모에서 우수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현 슬로건의 `이츠(It`s)`를 활용해 분야별 특화 브랜드 마크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예를 들어 잇츠 사이언스(과학) 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게 많은 예산을 들여 신규 슬로건을 만드는 것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한성 한밭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도 "대전을 지탱해 온 과학도시 이미지를 브랜드 슬로건에 투영시키는 게 효과적"이라며 "현 브랜드 슬로건에 4차 산업혁명 또는 R&D(연구개발)를 대입해 현 브랜드 슬로건의 의미를 확장시키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반면 브랜드 슬로건 공모가 도시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치규 충남대학교 디자인창의학과 교수는 "현 슬로건의 의미가 시민들에게 와닿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공모가 시작된 만큼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도시 이미지 개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하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제정과 관련해 `예산 낭비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는 공통적으로 나왔다.

유 교수는 "시설물에 새 슬로건을 입히는 과정에서 `예산을 최소화 하겠다`는 시의 설명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격"이라며 "관주도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정으로 스스로 홍보 효과를 축소하는 자가당착"이라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브랜드 슬로건을 새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예산 문제"라며 "예산 낭비 논란을 피하려면 슬로건 교체를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