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 `적신호`…대기업 채용 4.1% 감축(CG) [연합뉴스]
하반기 취업 `적신호`…대기업 채용 4.1% 감축(CG) [연합뉴스]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이 많아 생산활동에 차질이 생길 정도라면 모를까 올해 채용도 어려울 것 같다."(지역 대기업 인사담당자)

"업종의 특수성으로 사람을 아예 안 뽑을 순 없다. 인원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채용계획은 잡혀 있다."(지역 중견기업 총무담당자)

"경기 여건으로 볼 때 올해 채용은 힘들다고 판단한다. 예년 수준의 수시채용도 하지 않을 것 같다."(지역 중소기업 대표)

저성장 기조 장기화 국면에 전반적인 투자와 수출 부진,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갈등 이슈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의 관문을 닫아걸고 있다.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채용 한파`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얼어붙은 체감경기를 반영하듯 올 하반기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상당 폭 감소할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1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상장기업 2212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답변에 응한 699곳 가운데 66.8%가 채용계획을 확정했다. 나머지 22.0%는 채용 여부에 대해 `미정`이라고 답했고, 11.2%는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조사와 견줘 채용 미정인 기업은 4.2%포인트 줄었으나 채용을 안 하겠다는 기업은 4.5%포인트 늘었다.

인크루트 측은 "채용 미정이던 기업이 채용 안함으로 돌아서며 전체 채용계획 감소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4만 4821명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하반기 4만 7580명보다 무려 2759명(5.8%) 감소했다. 대·중견·중소기업 모두 채용 인원을 줄인 탓이다. 먼저 대기업 중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한 곳은 79.2%로 지난해(91.1%)보다 11.9%포인트 빠졌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2017년 66.3%에서 지난해 24.8%포인트나 오른 채용계획을 보이며 하반기 취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만큼 대기업의 올해 채용계획 축소는 고용시장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대기업의 채용 예정 인원은 올해 4만 2836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4만 4648명 대비 1812명(4.1%) 줄었다. 중견·중소기업의 감소 폭은 훨씬 컸다. 중견기업은 지난해 1780명에서 올해 1393명으로 21.7%(387명), 중소기업은 1152명에서 592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8.6%(560명)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이런 감소세는 고용쇼크를 넘어 중소기업의 경우엔 고용증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변수 영향을 받아 채용규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 한 대기업 관계자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매년 두 차례 공채를 통해 300-400명 가량 신입사원을 뽑아 지역에 배치했지만 요즘은 채용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며 "2015년 57세에서 60세로 정년이 연장된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여기에 주52시간제 도입 등 변수가 더해져 최대한 현재 인력을 유지한다는 게 회사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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