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종합병원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전의 대표적 종합병원인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대전선병원 노조가 전국 보건의료노조 산하 50개 사업장과 함께 지난 13일 노동위원회에 집단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노조는 28일까지 사측과 조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실패한다면 29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이럴 경우 환자 진료에 공백이 우려된다.

어제부터는 지부별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모양인데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은 21일부터 23일까지 찬반 투표를 가질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지난해 호봉제 도입으로 가까스로 파업을 면한 건양대병원은 올해는 임금 인상과 직원 복리후생 등에서 의견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이 철회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을지대병원도 지난해 파업을 면하긴 했지만 문제가 많은 연봉제가 아닌 호봉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사측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대전선병원 노조도 임금 인상을 포함한 세부 사항을 특별교섭을 통해 사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표준생계비 확보와 생활임금 보장 차원에서 6% 인상을 제시하고 있지만 절충을 통해 막판 타결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의료기관의 외주화 금지와 기존 외주·용역업체 계약시 보건의료산업 최저 임금 반영을 바라고 있다. 국립대병원 간접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도 22일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 파업까지 있게 되면 그야말로 전국의 병원이 마비되다시피 한다. 자칫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환자 진료에 불편이 뒤따르지 않은 선에서 파업이 진행돼야 함을 당연하다. 그동안에도 의료인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더 많았다는 점을 헤아려 파업으로 가는 것만은 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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