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박 게임들 아기자기한 미니게임 형태...학교는 물론 부모들도 도박이라 인식 못해

도박예방포스터.  [연합뉴스]
도박예방포스터. [연합뉴스]
불법 인터넷 도박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예방하고 지도해야 될 학교는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오히려 쉬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 지역의 경우 본인의 의지로 끊지 못하는 단계인 도박 유병률은 지난해 기준 각각 4.0%, 3.5%로 전국 평균인 5.3% 보다 낮다.

하지만 10대에 첫 도박을 경험하는 비율은 대전이 31.4%, 충남이 29.8%로 전국 평균인 20%보다 높아 적극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단시간에 많은 돈을 걸 수 있고, 24시간 도박이 가능한 불법 인터넷 도박이 유행하고 있다. 불법 인터넷 도박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다양한 도박 게임을 제공하는 메인 사이트가 있고, 청소년들은 이를 중계하는 사이트를 통해 판돈을 걸어 도박을 하고 있었다. 도박은 대부분 미니게임 형태로 1-5분 마다 한판씩 진행된다. 24시간 동안 진행 시간에 따라 288번에서 1440번까지 판돈을 걸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하는 도박게임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미니게임 형태로, 교사나 부모로서는 관련 정보가 없으면 대놓고 학생들이 도박을 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불법 인터넷 도박이 유행하면서 이미 학교 현장은 학생들간 고리사채 문화까지 생겨났으며,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일부 사이트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클럽 메인스폰서로 활동하면서 경기 때마다 광고판 등에 사이트를 홍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해당 사이트가 불법이라는 인식보다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로 인식하게 되고 더 많은 학생들이 불법 인터넷 도박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학교 측이 오히려 이 문제를 쉬쉬한다는 점이다. 이들 학교는 센터에서 예방교육이나 치료 등을 지원한다고 해도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교육 등을 반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예방교육이나 실태조사 등이 학교 선택이 아닌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센터 관계자는 "대전시교육청이 청소년 도박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이를 따르는 것은 일선 학교의 선택"이라며 "이로 인해 예방교육 등을 거부하는 학교가 더 많고, 부모가 문제를 제기해도 학교가 적극 나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성화고는 학생들이 실습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많이 만지기 때문에 오히려 학교에서 적극 예방교육에 나서고 있다"며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고로 지역에서 유명한 학교일수록 문제를 감추려고만 한다. 불법 도박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학교측의 대응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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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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