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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로남불' 행정

2019-09-10기사 편집 2019-09-10 08: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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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남형 기자

현수막은 지정된 게시대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도로 통제, 시설 안내 등 공익적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아닐 경우 모두 철거 대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세종시 주요도로변에는 각종 행사와 분양, 임대를 알리는 불법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지만 단속이나 철거는 유명무실하다. 최근에는 추석을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의 명절인사 현수막도 부쩍 늘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도로변 불법현수막은 도시미관상의 문제도 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자칫 현수막이 끊어져 운행하는 차량의 시야를 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에 영향으로 도로변 현수막 날림 신고가 8건 접수돼 즉시제거 조치했다.

세종시는 불법현수막 철거를 위해 올해에만 89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 담당공무원은 "현수막을 제거하면 바로 다음날 다시 부착 된다"고 하소연 한다.

불법인줄 알지만, 과태료를 감수하더라도 현수막 지정 게시대가 아닌 주요 도로변에 부착하는 이유는 뭘까?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쉽고 저렴한 방식으로 홍보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는 시청이나 교육청, 공공기관에서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도로변은 물론 버스정류장, 공원 가로수 사이 등에 공공기관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청 인근의 한 육교에도 도로통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시민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질서확립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공기관이 법 위반에 앞장선 셈이다.

시민들은 이를 두고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고 비판한다. 공공기관이나 정치인들의 현수막은 공익이라는 이유로 철거하지 않고 있다는 것, 현수막 설치업체에선 '네가 걸면 과태료, 내가 걸면 착한 홍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시는 매년 불법현수막 집중단속과 과태료 부과, 지정 게시대 이용을 시민들에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의 선후가 뒤바뀐 것 같다. 우선 같은 공공기관에 과태료부터 부과해야 하지 않을까?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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