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총회 계기 `한반도 평화 톱니바퀴` 재가동 시사

- 유엔 연설 및 한미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불투명.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키로 전격 결정했다. 무엇보다 이번 방미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톱니바퀴`를 재가동할 것을 시사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3박 5일간 뉴욕을 방문한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한미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나, 구체적 일자는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9번째이자, 올해 6월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후 함께 방한 해 회담한 이래 3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미간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이번 회담에서 북미간 촉진자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함으로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이하 지소미아) 종료와 주한미군기지 조기반환 추진으로 불거졌던 양국간 갈등설을 해소하는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나온 북미 간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관측해본다"고 언급했다.

이번 방미가 주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지부진했던 북미관계가 급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 쯤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 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으며, 미국 측도 이에 적극 호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또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점에 그러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게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던 `대북 강경파`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전격적으로 경질하면서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따르며 핵무기를 모두 넘기라고 요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불쾌감을 주는 등 일부 실수를 저질렀다"고 경질배경에 북한과의 관계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에선 북미정상이 직접 만나 비핵화 방안을 합의하고 실무계획을 추진해나가는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적극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배경을 거듭 설명하는 동시에 일본이 한국에 취한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미동맹 재확인`을 통해 갈등 논란을 불식시키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유엔총회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여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고 대변인은 "양자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몇 군데 진행되고 있지만, 최종 확정이 돼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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