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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조국, 검찰, 그리고 국회의 시간

2019-09-20기사 편집 2019-09-20 08: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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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시헌 서울지사 국장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검찰개혁이다. 조국 장관은 이를 위해 임명됐다. 현재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안의 밑그림을 그린 이가 조 장관이다. 그는 취임식에서도 검찰개혁은 학자로, 지식인으로 평생 소망해왔던 일이라고 했다. 시대적 사명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검찰개혁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엊그제는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를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기대감을 갖고 '조국의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이 여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제대로 개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들은 조 장관의 의지나 역량보단 국회의 몫이 크다. 검찰 시스템 개혁에 있어 일정 부분 제약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조 장관은 자신에게 부여된 인사권 등을 통해 검찰 인적 쇄신을 도모하겠지만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와 무관치 않게 보일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공평과 정의의 사도인양 했던 조 장관이 국민, 특히 청년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부분을 무엇으로 해소하겠냐는 점이다. 그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여러 차례 토로했지만 뾰족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검찰개혁 등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명분 하나로 버티는 것이라면 그 것만이라도 철저하고 완벽하게 해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실망을 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려면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한다.

조 장관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검찰 역시 백척간두에 서 있다. 윤석열 총장 체제의 검찰은 거센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검찰의 근간을 뒤흔들 공수처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일련의 사법개혁안의 설계자가 조국 장관인데 그의 친족을 대상으로 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 장관 5촌 조카를 구속한 검찰의 칼끝은 조 장관 부인에게로 향하고 있다. 검찰개혁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소리가 들릴 만큼 전광석화와 같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수사로 말한다지만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검찰에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 야당은 짬짜미 가능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다. 검찰의 고민은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모두를 납득시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수사 결론이 무엇이든 믿을 사람은 믿고, 믿지 않을 사람은 믿지 않을 터이다. 여야는 물론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까지 가세할 것이다. 그 후폭풍은 오롯이 검찰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됐으니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겠다.

수사도 마냥 길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피로감도 감안해야 한다. 검찰이 진퇴양난의 지경에서 벗어날 방법은 딱 하나 정공법밖에 없다. 일체의 정치적 고려나 조직보호 논리, 외풍과 압력 등을 배제하고 뚜벅뚜벅 국민만 보고 가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검찰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온 세상의 시선이 검찰에 쏠린 마당에 조국 관련 사건을 흐지부지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온 나라가 언제까지 장관 하나에 매달려 있을 것이냐는 소리들이 나온다. 여당인 민주당은 '조국 수렁'에서 발을 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민적 시선이 워낙 따갑다는 것을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야당의 거센 공세에도 묵묵부답이다. 대응 논리가 워낙 궁한 것 같다. 그럴수록 야당의 공세는 집요하다. 국정조사 요구에 단식, 삭발투쟁도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까지 삭발했다. 야당의 공세는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의 일정까지 흩뜨려놓았다. 정기국회 서막을 알리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나 국정감사 등도 뒤로 밀렸다. 여야 대치 양상은 어쩌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다툼이야 늘 있는 일이지만 민생을 도외시한 채 국회까지 공전시키는 것은 문제다. 싸우더라도 민생만은 챙겨라. 안그래도 국민들은 먹고 살기 팍팍한 시대에 살고 있다. 김시헌 서울지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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