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킴 '화형'展

탄생과 죽음, 축복과 재앙 등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는 `불(火)`을 모티브로 한 전시가 열린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예술가 듀킴의 개인전 `화형(Fire and Faggot)`이 오는 28일까지 중구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열린다.

대중문화, 퀴어,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작가 듀킴은 이번 전시에서 `불`과 `샤머니즘`을 모티브로 설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불은 창조의 힘이다. 불은 인류 생활에 주요한 수단이 되어갔다. 사람들은 호모사피엔스가 불의 사용을 전제로 진화했다고 이야기 한다. 동시에 변화 혹은 변형의 힘이기도 하다. 충남, 대전의 굿인 설위설경의 의식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의 무당들은 사로잡힌 영혼을 풀어주기 위해 부작을 태운다. 불로 태우는 의식을 통해 어떠한 물질이 다른 영적인 차원으로 운반된다고 믿는다. 불은 선언이고 혁명이다. `불`은 고대신화에서 신(절대자)에게 훔쳐온 것이며, 절대적 권력에 대항하는 상징으로써 인류는 역사적으로 혁명과 같은 변화의 시기에 `불`을 손에 들기도 한다. 불은 또 형별의 의미로도 사용됐다. 중세 유럽에서는 주류신앙에 반대했던 사람들, 강한 의지를 가진 여성, 혹은 동성애자들이 화형을 당했다면, 현재 `화형`은 현대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또한`불`은 불교와 기독교에서 지옥을 불구덩이로 묘사하듯 `재앙`을 떠올리게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불의 복합적인 의미에 주목했다.

전시는 여러 계층의 소외된 사람들의 불태워진 영혼을 다른 세계로 떠나보내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불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설치물과 부적, 샤머니즘 패턴을 활용한 의상, 조형물을 선보일 예정이며, 현대사회에 소외된 다양한 사람들의 감싸 안는 것이 미래의 인류가 가져야 할 태도이길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지난 1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입주해 작업을 해 온 듀킴은 충청, 대전 지역의 전통 굿인`앉은굿`과 무구(巫具)`설경(종이 오림)`에 주목했고,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가능하다. 전시기간 중 휴관일은 없으며 무료전시다. 단체관람 안내와 신청 등 전시 관련 사항은 창작센터 홈페이지(www.temi.or.kr)에서 확인하거나 테미창작팀(☎042(253)9810)으로 문의하면 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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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Fire and Faggot)
화형(Fire and Faggot)
화형(Fire and Faggot)
화형(Fire and Faggot)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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