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부가 창업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포에버 21이 결국 파산신청에 들어갔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인 부부가 창업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포에버 21이 결국 파산신청에 들어갔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포에버 21은 미국에 빈손으로 온 이들에게 있어 희망과 영감입니다.”

1981년, 한국의 커피숍에서 일하던 18세의 한 젊은 청년이 캘리포니아로 이민했다. 양손에 아무 것도 없던 그는 접시닦이,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고 3년 뒤 LA에 포에버 21의 전신인 ‘패션 21’이란 가게를 세운다.

지난달 30일 파산절차에 들어간 포에버 21의 창업주 장도원씨의 창업신화다.

장씨는 부인인 장진숙씨와 함께 회사를 확장시켜 나가며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나 결국 파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에 따르면 포에버 21은 현재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JP모건으로부터 2억 7500달러와 신규 자금 7500달러도 TPG식스파트너로부터 지원 받아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178개 매장을 포함해 전세계 시장에서 300-350개를 퇴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포에버 21은 미국 내에선 549개, 해외에는 251개, 총 8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패션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저렴한 가격으로 십대들을 끌어 모았던 한국 청년의 아메리칸 드림은 왜 파산하게 됐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을 원인으로 꼽는다.

이제 일반 상점을 직접 방문하기보단 훨씬 저렴한 가격에 해외 어디에서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

한때 대형 백화점보다도 앞서 유행을 선도하던 포에버 21이지만 기업이 거대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다 온라인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파산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달 25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은 포에버 21이 일본에 상륙한지 10년만에 퇴각을 결정했단 소식을 전하며 온라인을 포함한 전국의 14개 점포를 폐쇄, 10월 말에 최종 세일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유니클로와 같은 캐쥬얼 의류계 경쟁이 격화되고 인터넷 판매의 대두로 인해 점점 점포수를 줄이는 추세”라면서 경영난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장씨의 딸이자 부사장인 린다 장은 “파산보호신청은 회사를 재조정하고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절차”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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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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