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환 한화이글스 선수
김이환 한화이글스 선수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을 9위로 마감했다.

한화는 지난 달 30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대전 SK전에서 2-6으로 패하며 올 시즌 58승 86패(승률 0.403)로 시즌을 종료했다.

한 때 리그 꼴찌까지 추락했지만 이달 들어 승률 4할대로 복귀하며 탈꼴찌엔 성공했다.

지난 해 정규시즌을 3위에 오르고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는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구상이 흐트러지면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엔 실패했다.

지난 시즌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불펜진의 붕괴와 호잉의 부진, 이용규·하주석 등 수비 핵심 전력들의 이탈 등으로 한화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어긋난 시즌 구상=한화는 주전들의 부상 등 잇따른 이탈로 시즌 초부터 구상이 흐트러졌다.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5할 승률로 잡았으나 일찌감치 순위 싸움에서 밀렸다.

시즌 개막 전 주전급 선수들의 전열 이탈이 컸다.

강경학, 윤규진, 최진행, 정근우에 이어 김재영 등 주력 선수들이 잇따라 전열에서 이탈했다. 시범경기에서 4할이 넘는 맹타를 보인 하주석은 경기 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한화는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베스트 멤버로 꾸리지 못했고 이는 고스란히 전력 공백으로 이어졌다. 이용규 트레이드 파문까지 덮치며 한화는 예기치 못한 악재에 허덕였다.

올 시즌 한화는 투타의 엇박자 속 좀처럼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한화는 올 시즌 역전패만 37회에 달한다.

빈약한 마운드는 시즌 내내 한화의 고민이었다. 서폴드와 채드 벨 외인 원투 펀치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국내 선발진은 시즌 종료까지 13명이 마운드에 오르는 등 최다 선발진이 투입됐다.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87로 리그 9위, 팀 타율은 0.256으로 8위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및 활약 수확=한화는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 주전급 선수층(depth) 강화를 시급한 과제로 올렸다. 시즌 내내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큰 수확이다.

장민재·김진영·김이환·김종수 등 가능성 있는 토종 선발진 발굴은 기대 이상이다. 시즌 후반기 마운드를 지킨 젊은 투수진은 지난 해 박상원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줬다. 올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전 2루수를 꿰찬 2년 차 정은원의 성장은 가속화하고 있다. 최재훈은 올 시즌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주전 포수로 성장했고 야수 장진혁·김민하·이동훈 등 신진 선수는 공수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며 주전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이 주목된다.

△내년 시즌 목표 `가을 야구` 이상=한화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다소 아쉽지만 일정 부분에선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늦은 감은 있지만 시즌 막판 베테랑들의 컨디션 회복 및 부상선수 복귀 등의 호재로 최다 6연승을 이어가는 등 내년 시즌을 위한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서폴드와 채드 벨은 한화 구단 최초로 동반 10승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고 호잉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 아웃됐지만 18홈런, 22도루로 `20-20`에 근접한 활약을 내보였다. 호잉의 외야 수비는 한화의 외야 자원을 한층 탄탄하게 굳히고 있다. 한화는 이들 외인 3명에 대해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년 시즌을 구상 중이다.

대체전력으로 투입된 오선진, 장진혁 등이 무난한 활약으로 공백을 최소화 시키는 등 시즌 내 `주전급 뎁스 강화`를 위한 신진급 선수 발굴 노력은 진행형이다.

한화는 외인 선수들의 건재와 후반기에서 제 모습을 찾은 정근우·김태균 등 베테랑 선수, 올 시즌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한 층 성장한 신진급 선수들의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또 팀에 합류할 수비의 핵심 하주석, 외야수 이용규 등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내년 시즌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을 야구 이상의 목표를 바라보는 한화의 내년 시즌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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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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