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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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65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도 상승률이 0.0%에 머물며 사실상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개월째 하락 행진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0(2015년=100)으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0.4% 하락했다. 앞서 8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0.038% 떨어져 사실상 마이너스를 가리켰으나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상승률은 0.0% 보합에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은 비교 가능성, 오차를 고려해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보는 것이 매뉴얼"이라며 "(이번이) 최초의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 0.8%, 2월 0.5%, 3월 0.4%, 4월 0.6%, 5-6월 0.7%, 7월 0.6%로 줄곧 0%대가 이어졌고 이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8.2%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70%포인트 끌어내렸다. 채소류가 무려 21.3% 떨어지는 등 농산물 가격이 13.8% 하락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 변화가 예상되는 돼지고기는 전달에 견줘 5.9% 올랐고 1년 전에 비해선 3.7%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은 5.6% 떨어졌다. 휘발유는 6.3%, 경유와 자동차용 LPG는 각각 3.7%, 12.4%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4.1%), 통신(-1.8%), 교통(-1.6%), 오락·문화(-1.3%), 교육(-0.8%) 물가는 하락하고 음식·숙박(1.4%),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 주택·수도·전기·연료(1.1%)는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5.3% 하락했다. 2008년 10월(-15.6%) 이후 최저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9% 내렸다. 이 같은 물가 하락 흐름에 물가수준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는 디플레 우려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최근 몇 달간의 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9월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예년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 9월 물가 상승률은 1%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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