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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기억하자 우리말

2019-10-10기사 편집 2019-10-10 08: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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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의 창제와 그 우수성을 기리며, 그 고마움을 알고 한글의 발전을 다짐하는 날이다.

한글날은 광복 후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됐다. 2006년에는 국경일로 지정됐다. 또한 세종어제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됐다.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 언어학자들도 인정한다. 10년 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는 '한글을 세계공통어로 쓰자'는 주제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글은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가장 과학적인 언어' 등 찬사도 외국학자들이 쏟아냈다.

이처럼 우리말 한글은 위대한 정신과 조화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세종대왕이 창제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우리말은 그 면면에 한민족만의 뛰어난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언어를 물려 받았지만 귀찮음을 이유로 만들어진 온갖 줄임말과 오탈자에서 신조어가 된 외계어들을 사용하면서 우리 스스로 한글을 변질 시키고 있다.'엄크(엄마와 영어 크리티컬(critical)의 합성어. 엄마 때문에 무엇을 못 하게 되었을 때 쓰는 말)' '버카충(버스 카드 충전)' '치렝스(치마 레깅스)' '레알(진짜. 리얼real에서 변형된 말)' '오나전(완전)'. 언뜻 말만 들어서는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언어 파괴는 1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말 바르게 쓰기에 앞장서야 할 신문과 잡지, 방송이 온갖 신조어들을 확대·재생산해내고 있다.

문제는 언어 파괴가 단순히 언어의 변형이 아니라 세대간 소통의 장벽이 된다는 점이다. 나아가 말을 통해 전달되는 정신과 문화마저 단절된다. 언어라는 것은 그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고스란히 아로새겨진 요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고 아무리 거대한 유적이라 할지라도 세월에 의해, 힘에 의해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말은 다르다. 말이란 그 말을 쓰는 민족의 흥망성쇠를 함께 겪을지언정, 말은 그 언어를 쓰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살아남는다.

한글날을 통해 우리 사회 지도층과 미래를 이끌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우리말 속에 담긴 참뜻을 제대로 알고 지켜야 할 것이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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