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의원 "임종 앞둔 환자들 울며겨자먹기로 대형병원으로 전원해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요양병원이 전국에 4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생명윤리정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요양기관 1571개 중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한 곳은 43개소로 2.7%에 불과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만 19세 이상 성인은 지정 등록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실제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사망 당시 입원해 있는 병원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두기 어려워 공용윤리위원회를 운영하는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해마다 위탁료 200만원, 1건 심의당 15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 협약을 맺은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재 윤리위원회 공용윤리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은 전국 22곳뿐이다. 세종, 부산, 인천시에는 직접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하거나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이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직접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하거나 협약을 맺은 요양병원이 3곳으로 나타났다.

결국 세종지역에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더라도 요양병원에서는 연명의료 중단을 할 수 없어 임종 직전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대형병원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다.

윤 의원은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요양병원에서 정작 연명의료 중단이 될 수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재정적 지원, 행정 절차 간소화, 지역의 공용윤리위원회를 별도 운영하는 등 정책적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병원 내에서 사망한 환자 수는 26만 7000명이며, 이중 요양병원이 9만 5000명으로 전체의 35.8%를 차지했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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