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점 생산하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국내에서 개발, 국산화를 눈앞에 뒀다.

15일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 연구팀이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해냈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인체에 유해한 비스페놀A(BPA)이 포함된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다 보니 시장성이 떨어지며, 투명도·고강도·내충격성 등 고기능성 플라스틱 특성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현재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컬이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 독점 생산한다.

화학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연구팀은 아이소소바이드에 보강재 역할을 하는 나노셀룰로오스를 혼합, 폴리카보네이트보다 뛰어난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만드는 데 성공해냈다.

연구팀은 물에 잘 섞이는 친수성을 지닌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셀룰로오스를 액상에 분산시킨 뒤 나노 복합체 플라스틱 중합 과정을 진행, 강도와 투명도를 크게 개선시켰다. 인장강도는 93MPa(메가파스칼)로, 석유 폴리카보네이트 인장강도 55-75MPa와 일본 미쓰비시케미컬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의 인장강도 64-79MPa를 뛰어 넘었다. 현존하는 석유 및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중 가장 튼튼한 것이다. 또 플라스틱의 투명도를 나타내는 투과율 93%를 기록, 석유 폴리카보네이트(90%)와 기존 바이오폴리카보네이트(87%)의 투과율을 넘어섰다.

이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에는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와 달리 벤젠고리가 없기 때문에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더라도 변색될 우려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선루프·헤드램프, 고속도로 투명 방음시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외장재 등 산업에서 기존 폴리카보네이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염증실험 결과 독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돼 영유아 장난감·젖병·유모차 소재뿐만 아니라 임플란트·인공뼈 소재로도 개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폐플라스틱 문제, 케모포비아 현상 등 플라스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소재"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10월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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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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