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 기자
조수연 기자
`캥거루족`은 `헬리콥터 맘`이 만든다는 말이 있다.

캥거루족은 자립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부모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이고, 헬리콥터 맘은 아이 주변을 맴돌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극성 부모다.

올해 16주년을 맞은 대전예당이 획기적인 안팎의 혁신이 있어야 하는 때가 아니냐는 여론에 직면했다.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지자체 의존도가 높은 대전예술의전당이 `캥거루족`이라면, 대전시는 `헬리콥터맘`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시 사업소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대전예당은 임기제 공무원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기형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또 자체 기획 공연이 적고 민간기획사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도 있었다.

정체돼 있는 대전예당을 깨우기 위해 한 시의원이 다시금 꺼내든 것이 `독립법인화` 카드다.

세금으로 건립되고 운영되는 대전예당을 독립법인으로 전환해 인사권과 사업 자율성을 지금보다 높이는 등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설립 초기에는 부정적이던 내부 직원들의 여론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대부분의 국내 예술공공기관과 단체들은 재단법인화를 통해 점차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1987년 개관한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했으며, 1987년 재단법인으로 설립한 예술의전당은 2000년 특별법인화 됐다. 1991년 개관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004년 재단법인화 됐다.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아니면 말고`식으로 독립법인화 추진계획을 남발해서도 안되지만,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드라마 `미생`에서 오상식 과장은 신입사원 장그래와 장백기에게 "뭐든지 사서 이윤을 남겨오라"며 10만 원을 건넨다. 무작정 거리로 내던져진 두 사람은 양말과 팬티를 사서 가까운 지인에게 팔아보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사우나 앞에서 모두 팔아내고야 만다. 둘은 그제서야 비로소 신입사원 티를 벗고 한 단계 성장한다.

대전예당도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찬바람이 부는 거리로 나간 장그래와 장백기처럼 변화를 온 몸으로 맞이해야 할 때다.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당위성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초기에는 실패해도 좋으니, 기존 문화예술단체가 생각해내지 못한 질 좋은 기획과 홍보방식을 고안해내야 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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