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반등하며 최근 이어진 마이너스 물가에서 벗어났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은 보합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원자료를 확인한 결과 소수점 셋째 자리가 1년 전 원자료보다 플러스"라며 "공식적으로는 보합이고 세부적으로 이달 방향은 플러스였다"고 말했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0.038%를 기록해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9월 들어 0.4% 떨어져 1965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뒤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값이 1년 전보다 3.8% 하락해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내렸다. 파(-29.5%), 토마토(-26.5%), 마늘(-22.2%), 포도(-18.4%), 사과(-15.8%), 고춧가루(-11.9%)가 큰 폭으로 떨어진 반면 열무(88.6%), 배추(66.0%), 상추(30.9%), 오이(25.3%)는 크게 올랐다.

0.3% 하락한 공업제품 중에서도 석유류 가격이 7.8% 떨어졌다. 전체 물가가 0.37%포인트 하락하는데 기여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지난해 10월 석유류 가격이 연중 가장 높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휘발유(-8.0%), 경유(-6.1%), 자동차용LPG(-16.0%) 모두 하락했다. 지출목적별로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2.2%), 음식·숙박(1.4%), 보건(1.2%), 주류·담배(1.2%), 주택·수도·전기·연료(1.0%)가 오르는 동안 교통(-2.4%), 통신(-1.8%), 식류품·비주류음료(-1.3%)는 떨어졌다.

이와 함께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7.8% 하락했고,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한 생활물가지수도 0.3% 내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볼 수 있는 농산물·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8% 상승했다. 통계청과 정부당국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보도 참고자료에서 "최근 저물가 흐름은 수요측 물가 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급측 요인과 정책 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기저효과 등 특이요인이 완화되는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0% 중반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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