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집값이 날개를 단 듯 치솟고 있다. 청약에 나선 아파트는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그 분양권에 수 억 원대 웃돈이 붙었다. 유성지역 신규 아파트는 물론 전통의 서구, 재개발 등 호재를 맞은 중구까지 대전 전역의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면 부동산 광풍"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준공 전인 대전 아이파크시티 2단지 전용면적 145.4035㎡ 분양권이 전날 13억 65만 원에 거래됐다. 공급금액 8억 1600만 원에서 5억 원 가까운 웃돈이 붙은 것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59%에 달한다.

앞서 10월엔 분양가 13억 6100만 원인 177.6963㎡ 아파트 분양권이 4억 원의 프리미엄을 얹은 17억 6309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3월 분양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30%가 오른 셈이다. 서구 도안동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지난해 1월 321.3대 1로 대전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탄방동 e편한세상 둔산도 3억-4억 원은 기본으로 웃돈이 붙었다.

아파트 청약은 열풍 수준이다. 지난달 분양한 중구 목동 더샵 리슈빌은 401가구 모집에 5만 9436명이 참여해 148.2대 1, 서구 도마 e편한 세상 포레나 1순위 청약 평균경쟁률은 78.6대 1이었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도 뚜렷한 오름세다. 우수한 학군 등으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서구 크로바아파트 164.95㎡는 지난 10월 15억 원에 팔렸다. 석달 전인 7월엔 9억 7500만 원에 거래됐다. 5억 원 넘게 가격이 올랐다. 7억 대에서 사고팔던 인근 목련아파트(134.88㎡)도 넉 달 만에 9억 8000만 원으로 뛰었다.

널뛰기하는 대전 집값은 매매가격 변동률로 보면 더 도드라진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대전의 주택매매가격은 올 들어 10월까지 4.38%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0.92%, 서울 강남구가 -1.14% 뒷걸음질 친 것과 대비된다.

대전은 2017년 1.51%, 지난해 2.52%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구별로는 올해 유성구(6.45%), 서구(5.13%), 중구(5.10%), 동구(2.59%) 등 전역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전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역에서 빠져 집값 폭등 우려를 낳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의 전제조건인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피해갔다.

지역 물가상승률(0.2%)을 크게 상회하는 집값 상승률, 청약과열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요건을 너끈히 충족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대전의 부동산시장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전국 부동산시장에서 대전만큼 뜨거운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분양권에도 수 억 원씩 프리미엄이 붙는 등 너무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배제되면서 향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심리 등으로 집값이 더 오른다면 내집마련이 꿈인 일반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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