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기자
김성준 기자
절기상 입동을 지나며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섰다. 겨울은 로드킬을 당하는 야생동물들의 빈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동물들이 땅과 물이 얼어붙는 혹한의 추위로 야산에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탓에 인근 마을이나 논·밭으로 내려오다 도로에서 사고를 당하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고접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11-12월) 로드킬 건수는 연간 발생건수의 20.3%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은 전국 16개 시·도 중 강원도와 경기도에 이어 로드킬 발생건수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로드킬 발생 건수가 높은 지역이다.

5일 충남도가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충남지역 로드킬 발생건수는 2016년 3671건, 2017년 3971건, 지난해 4591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드킬의 주 원인으로 동물들의 생태이동경로를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도로를 지적하고 있다.

충남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충남도 도로 로드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로드킬은 산줄기 단절구간 도로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되는 것 중 하나가 생태통로다.

생태통로는 단절된 생태이동경로를 연결해 로드킬을 막고 야생동물들의 생태축을 복원하기 위해 전국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이 운영하는 생태통로네트워크에 따르면 충남에 설치된 생태통로는 육교형 생태통로 34곳과 터널형 생태통로 5곳 등 총 39곳에 불과하다. 이는 충남보다 로드킬 발생건수가 적은 충북 43곳, 전북 56곳, 경북 55곳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생태통로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5월 국립공원 생태통로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생태통로를 이용하는 야생동물들의 수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2.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드킬은 사고 운전자에 대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사람에게도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는 잃어버린 야생동물들의 안전한 이동경로를 찾아줘야 할 때다.김성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성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