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대양초등학교에서 굿네이버스 대전서부지부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박영문 기자
11일 대전대양초등학교에서 굿네이버스 대전서부지부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박영문 기자
11일 찾은 대전대양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은 초등학생들의 떠들썩함 대신 다소 진지한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었다. 학생들은 2008년 미국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장시간 방치해 숨진 사례에 이어 재생된 학교폭력관련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의 모습이 영상에 나올 때에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재는 다르지만 이들 영상의 공통점은 자신의 방관으로 인해 타인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학생들은 방관자의 심리를 추측해보는 활동에서 "다른 친구들이 나를 괴롭힐까봐 도와주지 못했다"는 등 관련 영상에 나오는 학생들의 입장이 돼 보기도 했다.

이날 대전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대전교육서포터즈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굿네이버스의 학교폭력예방교육에 학생들은 적극성을 보이며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방관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죄책감, 불안감, 무기력 등을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찢는 활동에서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종이 찢는 소리가 좋다" 등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학생들은 2005년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열차와 플랫폼 사이에 낀 노인을 주변 사람들이 열차를 밀어 구해낸 사례를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방관자의 두려움을 넘어 `방어자`로서의 역할을 배웠다.

김수원 양은 "이번 교육을 통해 앞으로 누군가 쓰러지거나 아프면 무시하지 말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또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가 생기면 도와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영아 담임교사는 "그동안에도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관한 외부강사의 강의를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체계적이고 차분한 교육이었던 것 같다"며 "예민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한가영 굿네이버스 대전서부지부 사회개발 전문교육강사는 "학교폭력예방교육은 학급 내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원만하게, 사전에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특히 기존 가해자, 피해자 중심의 교육과 더불어 주변 학생 중심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