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져서는 안 될 주요 부식이다.

김치는 지역과 재료의 종류 만드는 방법과 특성의 차이에 의해 200 여종 이상이 있으며, 카로틴 식이섬유. 페놀성 화합물질과 여러 가지 생리활성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어서 항산화, 항암, 고혈압 예방 등 많은 기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민족은 맛과 영양이 풍부한 김치를 겨울철에도 먹기 위해 김장을 담갔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김장은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와 동국세시기 등에도 기록이 남으며 두레, 품앗이와 함께 같이 나누는 풍속으로 2013년에는 김장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도 등재 됐다.

김장은 집안의 연중 행사이기도 하다. 김장하는 날에는 온 가족이 큰댁으로 모여 배추를 절이고 속을 넣어 버무린다. 정해진 임무에 맡게 배추 다듬기, 채 썰기, 마늘 빻기, 파 썰기, 양념 만들기 등 김치 담그기 준비도 하고, 부엌에서는 밥하고 수육도 삶고 온 가족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그렇게 김장이 완료되면 집에서 가져온 김치통에 한포기, 한포기 눌러 담으며 마지막 김치 속이 떨어지면 행사가 끝나게 된다.

행사가 종료돼 김치를 집에 가져 오게 되면 맛 자랑 시간을 갖는다. 이웃, 혹은 지인들과 김장김치를 나누어 먹으며 행사 동안 시댁에서의 무용담을 자랑하는 시간도 갖곤 한다.

이렇듯 김장은 먹기 위해, 건강을 위해, 가정과 이웃의 화목을 위해, 또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나눔을 위한 복합적인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김장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상 종가집이 지난 10월 블로그를 통해 주부 3115명을 대상으로 한 김장 계획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4.9%는 올해는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김장 경험이 있는 주부들에게 `김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물었더니 75.1%가 `고된 노동과 김장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13%)`보다는 김장을 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육체적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58.7%)`가 더 컸다.

고된 노동, 시간·일손 등 부족을 이유로 김장을 포기하는 것이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점점 일이 되가는 김장.

하지만 다가오는 이번 김장은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나눔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다시 한번 김장의 즐거움을 되찾아 보자.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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