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총리의 수출규제에 맞선 `노재팬(No Japan) 운동이 100일을 넘어섰다. 일제는 사지 않고, 쓰지 않으며, 일본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 태풍급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강력한 불매운동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일본 브랜드는 국내에서 노재팬 운동 이후 직격탄을 맞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초토화 수준이다. 노재팬의 대표적인 제품이 맥주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취를 감췄다. 일본 맥주는 이전까지는 수입맥주 시장의 맹주였다. 2009년부터 10여 년간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고수했으나, 99.9%이상 소비가 줄면서 먼지 수준으로 전락했다. 일본차도 타격이 상당하다. 6월까지 수입차 중 5대 중 1대가 일본차일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불매운동 이후에는 70%이상 판매가 줄었다.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좀처럼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일본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이 관광산업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7월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전년 동월 대비 7.6%줄었고, 8월엔 48%줄었다. 전체 방일 관광시장에서 약 20%를 차지했던 한국관광객이 쪼그라들면서 특히 관광으로 먹고 사는 일본 소도시들의 경제는 아사직전으로 까지 몰락하고 있다.

일본 정치계나 경제계에서 "금방 식을 것"이란 전망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아직도 일본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일방적인 수출규제에 대항해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번진 노재팬 운동을 한국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재팬 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것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에서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일본 국민이 심각한 고통을 받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과하지도 않겠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이제는 너무 늦었다. 기차는 이미 떠난 지 오래다. 기차는 앞만 보고 달린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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