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매장 매대를 가득 채운 브롤스타즈 관련 상품.[사진=대전일보DB]
대전의 한 매장 매대를 가득 채운 브롤스타즈 관련 상품.[사진=대전일보DB]
“얼마 전 아이들과 대전 시내에 갔다가 ‘브롤스타즈’의 인기에 깜짝 놀랐어요. 게임 캐릭터가 인쇄된 티셔츠와 상품들이 매대에 가득하더라고요. 아이 말로는 요즘 이 게임을 안 하면 친구들끼리 대화도 안 되고 다들 브롤스타즈 캐릭터 배지와 옷을 갖고 있대요. 그 말을 들으니 해적판인 걸 알아도 안 사줄 수가 없더군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직장인 A씨(43)는 최근 화제인 브롤스타즈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게임계 초통령’이라고 불리며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롤스타즈의 열기가 대전 곳곳에서도 목격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병폐도 잇따르고 있는 것. 캐릭터가 인쇄된 티셔츠와 배지 등이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정식 라이센스를 거치지 않은 모조품, 이른바 ‘짝퉁’이다.

실제로 인터넷에 해당 게임 검색하면 의류, 색칠공부책, 카드, 열쇠고리 등 관련 상품이 줄을 지어 등장한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들은 모두 모조품이지만 정식 제품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해적판에까지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에서는 ‘정식 브롤스타즈 굿즈’를 구할 수 있다는 소문에 수요자들이 몰렸지만 해당 굿즈는 이벤트 참여자들만 가져갈 수 있는 구조여서 많은 이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최근의 열풍에서도 볼 수 있듯 학생들 사이에서 브롤스타즈는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를 잡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불법인 짝퉁 제품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이에 과소비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백모(49)씨는 “저작권이 불분명한 제품이 유통된다는 것은 이미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아이들은 짝퉁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소비를 하고, 결국 사회가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국어·도덕·사회 과목에서 한층 강화된 저작권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며 “교육이 빛바래지 않기 위해선 불법이 노출되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브롤스타즈는 지난해 전세계에 정식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핀란드 모바일 게임 개발 회사 ‘슈퍼셀’이 개발·배급했다. 간단한 게임 조작법과 낮은 진입장벽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해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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