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비장은 인체의 모든 소화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우리 생활 속에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사람을 `비위가 좋다`고 하고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비위가 약하다`라고 한다.

음식을 섭취해 위장과 소장을 통해 흡수가 되면 영양물질은 인체에 흡수돼 필요한 곳으로 옮겨져야 한다. 찌꺼기 물질은 대소변으로 배출돼야 한다. 이 일을 비장이 담당하며 그 기능을 운화작용이라고 한다.

비장의 운화작용이 약해지면 섭취한 수분과 음식물이 인체가 이용할 수 있는 물질로 변화되지 못하고 체내에 정체된다.

정체된 것 들은 뭉쳐서 병리적인 물질로 변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운화기능의 저하로 수분이 체내에 누적되면 습이 생긴다. 음식물에서 흡수된 영양물질이 필요한 곳으로 운반되지 못하고 정체가 되면 뭉쳐서 진득한 담이라는 것이 된다.

이런 습담이 체내에 있으면 팔다리가 붓고 얼굴에 부종이 생기고 갑자기 살이 찌고 설사를 자주하게 된다. 체내 점막에서 점액의 과다 분비가 일어나 만성설사, 만성비염, 여성에게는 백대하등도 발생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비만한 사람들을 보게 되면 앞선 증상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장의 운화기능을 회복하게 되면 습담이 제거돼 비만과 함께 이 같은 증상들이 개선된다.

비장의 운화작용을 나쁘게 하는 생활 습관은 차가운 음식, 기름지고 향이 강한 음식, 훈제 음식 등을 먹는 것이다. 과다한 생각도 비장을 상하게 한다.

분노를 하면 비장의 기능이 억눌린다. 쉬지 않고 육체적 노동을 무리하게 하면 비장이 손상된다. 팔다리를 자주 가볍게 움직이는 산책이나 체조를 하지 않으면 비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비장을 좋지 않게 하는 생활습관은 습담을 만들어 좋지 않은 살이 늘게 되고 백대하, 비염, 설사 등을 유발한다. 습담으로 발생하는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제일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정해진 시간에 취침과 기상을 한다.

변의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시간을 정해 꾸준히 봐야 한다. 식사 후 단 5-10분만이라도 산책을 한다. 기름지고 맛이 강한 음식은 가끔 적게 먹고 담백하고 따뜻한 음식을 자주 섭취한다.

내일 해야 할 일이나 근심거리는 정해진 시간에 메모해 생각을 정리해둔다. 이런 생활습관이 비장의 기능을 좋게 유지시켜준다.

비장의 기능이 좋아지면 습담은 저절로 흩어지게 된다. 비장의 기능이 저하돼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 비장의 기능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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