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조선 자본의 수탈 창구역할을 했던 충주의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의 보수공사가 결정됐다. 조선 식산은행은 일제가 식민지시절 농공은행을 합병해 만든 금융기관이다. 충주시 성내동에 지어진 충주식산은행은 1933년 건립됐다. 광복 후 한일은행 건물로 쓰이다, 1980년 초 민간에 매각돼 가구점 등으로 사용됐다. 수년 전부터 이 건물을 놓고 복원이나 철거에 대한 논쟁이 불을 뿜였다. 지난 2016년 충주시가 이 건물을 매입해 근대문화전시관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찬반의견이 맞섰다. 부끄러운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과 식민수탈 상징을 보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충돌했다. 찬반 갈등이 심해지자 시는 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을 문화재청 판단에 맡겼고, 문화재청은 2017년 이 건물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외관에서 서양식 석조건물 분위기를 추구했던 일제강점기 관광서 및 은행의 특징적 건축기법과 양식을 보여줘 보전가치가 있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판단이었다. 일제 잔재라고 무조건 없앨 경우 대다수의 유적·유물이 뭉텅이로 잘려질 수도 있다.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엄연한 역사다. 다시는 이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은 존치해 후세대들에게 알릴 이유를 충분히 갖고 있다. 일제 식민통치의 잔학상과 암울했던 굴종의 역사를 품고 있다. 조선식산은행 건물도 아픈 역사를 증언하며 많은 걸 시사한다. 특히 올해는 3·1 운동 100주년의 해이자 광복 74주년이다. 일제 잔재를 없애고 민족정기를 심어주는 계기의 해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현재 우리나라를 아직까지 자기들의 속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지소미아 사태를 봐도 우리나라를 무시하고 일본은 온갖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반성을 눈곱만큼도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아픈 역사를 가진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보며 반성과 통찰을 통해 극일(克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진 훌륭한 민족이기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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