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당장 2022학년도부터 소논문, 진로희망분야와 관련된 자료는 제출할 수 없으며, 2024학년도에는 수상경력, 개인봉사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 내용이 제외된다. 기존에 대입을 목표로 개인의 관심분야 활동과 학습을 꾸준히 이어나가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수능과 내신성적에만 몰두해야 한다.
일선 고등학교 관계자들은 이번 개선안이 학생들의 비교과 관련 활동을 막고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만 살리는, 이른바 `죽어있는 교육`으로의 역행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한다.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활동을 교과 안에 가둬버리는 대입 개선안은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갖춘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정부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동안 활성화됐던 교내 활동의 대부분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대입개선안은 교사들의 교육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교사는 이미 업무가 과다한 상황에서 학생부 기록 및 평가에 집중해야 해 정작 심혈을 기울여야 할 교육방법, 학생 지도에 들이는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결국 교실에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활동이 아닌 내신과 수능을 위한 `효율성` 교육만이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마저도 강의효율성, 입시전문성이 뛰어난 입시학원에 밀릴 경우 학교는 학생들을 (수업시간에) 재우고, 밥 먹이는 보육기관으로 전락하게 된다. 동시에 입시 공부 이외의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찾고 진로를 개발해나가려 노력했던 학생들도 모습을 감출 것이다.
이들의 불만을 외면한 채 공정성 하나만을 바라보는 대입개선안은 환영 받을 수 없다. 학생들의 개성과 교육현장의 다양성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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