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최근 만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에게서 반가운 이야기를 들었다. 세종으로 이주한 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 지역소주를 주문하는 일이 조금은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주 공무원들이 대전·충남지역에 정착해 가면서 `이왕이면 지역소주 마시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한다. 이는 세종호수공원에서 3년 전부터 꾸준히 열어온 `뻔뻔한 클래식`이 한몫 했다는 칭찬에 괜스레 뿌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맥키스컴퍼니의 문화마케팅은 2004년 말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한 벤처사업가가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전통 제조업인 소주 회사 인수자로 결정되자 지역사회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냈다. 15년이 흐른 지금 맥키스컴퍼니는 소주회사지만 매우 흥미로운 기업으로 여러 매체나 경영학계에 소개되고 있다. 맥키스컴퍼니의 혁신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벤처사업가였던 조웅래 회장은 오랜 시간 인내하며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극복해 왔고, 향토기업의 전형으로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했다. 그의 기업가 정신이 회사와 지역사회에 녹아 든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맥키스컴퍼니가 창출한 새로운 가치는 무엇일까. 향토기업의 본질은 지역사회 및 지역민과의 상생이다. 근본적으로 그 본질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물론 맥키스컴퍼니가 향토기업이 아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단지 지역 연고성만을 강조하는 개념적 차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관계성을 재정립하는 철학적 개념으로 기업의 정체성을 새로이 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발생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단순 환원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활동 자체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두는 동시에 이익을 추구하는 맥키스컴퍼니만의 경영철학을 확립했다.

둘째는 지역에 새로운 문화 코드를 창조했다는 점이다. 맥키스오페라의 `뻔뻔한 클래식`은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클래식에 코믹 요소를 가미한 맥키스컴퍼니만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계족산 숲속음악회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곳곳 문화소외계층을 찾아 다니며 무료공연을 펼쳐 지역민의 문화수요를 충족해왔다. 셋째는 도시마케팅이다. 대전시민들도 잘 모르던 계족산에 황토를 깔고, 축제를 열어 전국 각지에서 연간 1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새해 첫날 갑천길을 따라 한밭수목원, 유림공원, 카이스트, 과학공원 등을 달리는 `대전맨몸마라톤`도 대전이 친환경 과학도시임을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됐다.

요즘 정부가 소주병에 여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해 광고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맥키스컴퍼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연예인 마케팅을 중단했다. 새롭게 확립된 경영철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맥키스컴퍼니는 기업가정신이 지역사회에 건강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믿고 있다.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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