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아웃도어 수요 줄며 은행·둔산·장대동 일원 아웃도어거리에서 폐점 속출

유성구 장대동 일원의 아웃도어 거리는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빠져 휑한 모습이었다.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빠진 자리에는 떡 가게가 자리했다. 사진=천재상 기자
유성구 장대동 일원의 아웃도어 거리는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빠져 휑한 모습이었다.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빠진 자리에는 떡 가게가 자리했다. 사진=천재상 기자
3일 오전 10시쯤, 대전 중구 은행동. 과거 아웃도어 매장 10여 곳이 밀집해 있던 상점가는 현재 아웃도어 의류 매장들이 대거 빠진 상태였다. 현재 영업 중인 아웃도어 의류 매장은 3곳에 불과해 썰렁함이 감돌았다. 한 아웃도어 의류 매장 업주는 "임대료는 오르는데, 매출은 매해 줄어들어 다들 버티지 못 했다"며 "아웃도어 매장은 크기가 커야 해서 임대료가 조금만 올라도 부담이 크다"고 푸념했다.

발걸음을 옮겨 살펴본 대전시청 인근 둔산동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한 때 고객들로 북적였던 대형 매장은 문을 닫은지 오래고 최근까지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한 매장 문 앞에는 `임대`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매장은 1곳 뿐이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3-4년 전만 해도 아웃도어 매장이 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아무래도 임대료가 부담되서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한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감당해야 할 임대료는 월 700만 원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유성구 장대동 일원도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는 실정이었다. 아웃도어 의류의 인기가 많던 2015년 무렵, 장대네거리 근처만 30여 곳의 아웃도어 의류 매장이 늘어서 있었지만 현재는 3분의 1인 10여 곳 밖에 남지 않았다.

아웃도어 의류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대전지역 아웃도어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유성구 장대동, 서구 둔산동, 중구 은행동은 한때 `대전의 3대 아웃도어 거리`로 꼽혔지만, 현재는 전혀 그 모습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아웃도어 의류 인기 자체가 줄어들며 수익도 덩달아 줄었고, 그에 따라 자꾸만 오르는 임대료를 부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을 통한 쇼핑 수요도 높아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점도 폐점의 요인으로 꼽힌다.

장대동에서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3년 전부터 매해 매출이 30%씩 떨어졌다. 아웃도어 의류를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어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소비자들이 비교적 고가인 아웃도어 의류 구매를 망설이는 것 같다. 또 최근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 되며 경쟁이 치열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의류의 인기가 줄어들며 백화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는 `매출 효자 상품`으로 인식됐지만, 올해 들어선 전년 대비 보합세로 돌아선 상태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점점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하락세가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며 "올 겨울 기온은 평년 보다 높은 수준이나, 기습적인 한파가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패딩 슈즈 등을 출시해 침체기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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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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